1대의 아이폰과 여러대의 삼성폰. 그래도 아이폰?

1대의 아이폰과 여러대의 삼성폰. 그래도 아이폰?

 

애플 아이폰은 아이폰 3G, 아이폰 3GS로 나뉘며 이는 스펙상 차이를 보일 뿐 동종의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올해 아이폰 4G가 나온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09년 6월 출시된 아이폰 3GS 이후 또 하나의 모델이 출시될 것으로 보여진다. 이처럼 애플은 다수의 제품을 출시하기 보다는 분기별 혹은 해마다 1대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삼성은 정말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윈도우모바일 기반의 옴니아 시리즈와 안드로이드 기반의 모델을 4월 출시한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으며 더욱이 아직 삼성의 첫번째 안드로이드폰이 정식 출시되기도 전 4인치 S-AMOLED를 내장한 안드로이드 역시 곧 출시한다는 소식이 또 한번 전해졌다. 이뿐만이 아니라 삼성 자사의 모바일 플랫폼을 내장한 바다폰(웨이브폰) 역시 곧 출시를 앞두고 있다.

 

1대 : 여러대

 

참 안타깝게도 내 머리 속에 평행저울을 떠올리고 한쪽에는 아이폰 또 한쪽에는 여러대의 삼성제품을 올려놓았을 때 과연 어디에 무게감이 가는지를 생각해보면 답은 참 어렵지 않게 나온다. 물론 삼성의 제품에 만족하고 아이폰에 불만족을 표시하는 유저도 많겠지만 현재 제품의 평가와 국내외 사용자들의 판매량 등을 보면 단순히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치부할 수 만은 없어 보인다.

 

왜 그럴까?

 

삼성이 많은 제품을 내놓는다는 것을 탓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여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 줄 수 있다는 점과 꾸준한 기술을 적용하여 최신의 제품을 출시한다는 것은 IT 블로거로서 무척 기대되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삼성이 다양한 제품을 내놓으면서 이러한 장점만 안겨주는 것은 아닌 듯 하다. 하나의 제대로 된 제품을 출시하고 이 제품을 꾸준히 키워나가고 발전해 나가려는 모습보다는 초기 시장에 반응에 따라 혹은 경쟁 제품들에 따라 큰 고민 없이 또 다른 제품을 출시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문제가 아닐까 싶다.

 

삼성의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 열심히 만든 제품을 고민 없이 만들었다고 평가하니 말이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열심히 만들었을지 모르지만 직접 사용해본 유저의 입장에서는 참 고민 없이 만든 제품이며 그냥 버려지는 제품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결과가 아닌 과정을 보라고 하지만 과연 수십 만원을 호가하는 제품을 구입했지만 이런저런 문제로 불편함을 겪고 막상 새 제품 나왔다고 팽 당해버리면 과정이고 뭐고 생각할 겨를 따윈 없을 듯 하다.

 

삼성을 탓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고 최고의 스펙을 내놓고 싶은 맘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력이 충분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이제는 제품의 스펙보다는 내실을 다지고 삼성을 이용하고 있는 유저들에게 조금 더 시선을 돌려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기존 사용 고객을 꾸준히 관리해준다면 그 고객은 자연스레 삼성의 다음 제품으로 쉽게 선택할 것이다. 질보다 양이 아닌 양보다 질을 택하는 전략이 지금 삼성에게 정말 필요한 전략이 아닐까 한다. 가만히 앉아 키보드만 두드리는 블로그의 생각인 만큼 그저 현실적이지 못한 이상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삼성이 그 이상을 내다보기 위해 해야 할 ‘소비자들이 바라는 가장 큰 니즈’가 바로 이것임을 알아주었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