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PC 사업 정리한 HP에 바란다
"2001년 세계 3위 컴퓨터 제조업체 컴팩을 합병한 도전정신은 어디로 갔나?"
HP는 꿈을 펼치지도 못하고 굴욕감을 맛봤다. 컴팩, 팜 인수 후 모바일 시장에 과감하게 뛰어들었던 HP는 터치패드를 출시한지 2개월만에 HP태블릿과 Web 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하고 PC사업부도 분사하겠다고 밝힌 것.
HP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5월 콘퍼런스콜에서 CEO 레오 아포테커가 밝힌 바와 같이 HP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및 솔루션 서비스를 확대하고, 사양산업을 정리해야 한다고 언급한 부분을 실행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HP 모습에서 PC 사업부를 레노버에 매각한 IBM과 너무 겹쳐 보인다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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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과 PC 사업을 정리한 HP
HP의 이 같은 행보에 주요 언론과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내외 외신들은 (공통적으로) HP가 구글, 애플과의 시장 경쟁에서 버티지 못하고 포기했다며, HP가 대대적인 마케팅 노력에도 터치패드와 Web OS관련 제품의 판매실적 부진이 매우 심각했던 만큼 예고됐다는 내용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HP to Pay $10.3B for Autonomy, May Spin Off PCs (블룸버그 통신)
HP Killed The TouchPad And Other WebOS Device (비즈니스 인사이더)
http://www.businessinsider.com/hp-killing-the-touchpad-2011-8
Leo Apotheker Has Totally Lost Control Of HP (비즈니스 인사이더)
HP kills TouchPad, looks to exit PC business (CNN)
http://money.cnn.com/2011/08/18/technology/hp_pc_spinoff/index.htm?hpt=te_bn1
Engadget on the death of HP's webOS devices (엔가젯)
http://www.engadget.com/2011/08/18/editorial-engadget-on-hps-denial-of-webos-operations/HP, 모바일 사업 철수… PC사업부 분사 (블로터)
http://www.bloter.net/archives/72413
HP의 굴욕… 5개월만에 태블릿PC 중단, PC는 분사 (CIOBIZ 전자신문)
http://www.etnews.com/news/detail.html?id=201108190002
지난 7월 출시한 터치패드는 판매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8월 10일부터 판매가격을 100달러씩 인하하는 초강수를 뒀다. 그러나 판매부진이 이어지면서 소비자와 시장이 외면했다고 판단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HP는 네트워크 기반의 디지털 복합기 사업(B2B, B2C)과 비즈니스 솔루션이 주된 사업분야였기 때문에 매출을 갉아먹는 모바일 사업분야가 부담스럽게 느껴졌을 수 있다.
이는 올씽스디지털에서 보도한 내용을 통해 알 수 있다.
OuchPad: Best Buy Sitting on a Pile of Unsold HP Tablets
http://allthingsd.com/20110816/ouchpad-best-buy-sitting-on-a-pile-of-unsold-hp-tablets/
내부 소식통의 말은 인용한 올씽스디지털은 미국 베스트바이의 소식을 전했는데, HP에서 공급받은 27만대 중 판매된 2만 5,000여대를 제외하고 반품을 요구한 사실을 보도했다. 또한 월마트와 프라이스와 같은 유통 전문 대형 매장들의 상황 또한 비슷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태블릿 시장은 애플 아이패드가 시장의 60%이상을 잠식하고 있어 나머지 부분을 삼성전자, LG전자, 모토로라, 에이서, 델, 파나소닉 등 글로벌 기업들이 다수 참여한 상태에서 수익성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였다.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였지만 판매실적이 여의치 않았다는 점도 HP를 고민스럽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태블릿 시장이 성장하면서 PC 시장의 매출이 떨어진 것 또한 HP를 고민스럽게 만들었을 것이다. IDC의 미국 PC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미국 PC 시장이 4% 성장한 가운데 주요 PC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하락했다고 한다. 그 중 HP가 선전했는데 지난 2분기보다 하락하기는 했지만 0.6%에 그쳐 시장 점유율 26.3%로 1위를 지켰다. 그런데 애플의 성장세를 살펴보면 맥북에어의 판매량이 급증해 1년전보다 14.7% 성장했다는 것이다.
모바일 사업분야의 부진과 PC 시장 점유율 하락을 겪고 있는 HP의 입장에서 애플의 성장세는 HP 사업분야에 지속적인 출혈을 감수할 것을 예고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 때문에 HP는 과감히 모바일 사업분야를 철수하고 PC 사업분야의 분사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HP의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보도자료를 배포한 HP는 데이터베이스 검색 프로그램 소프트웨어 업체로 유망한 오토노미를 인수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것.
영국 캠브리지에 위치한 오토노미(Autonomy)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은 바 있는 기업용 검색 솔루션 전문 기업이다.(편집자주-오라스마(Aurasma)라는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바 있다) 2005년 세계 검색 솔루션 1위 기업인 베리티를 인수해 검색, 멀티미디어 콘텐츠 모니터링 솔루션, 통합 아카이브 솔루션 등을 국내외 공급하고 있는 탄탄한 기업이다. 이 기업을 인수하기 위해 HP는 영국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오토노미(Autonomy)를 인수하기 위해 102억달러(주당 42.11달러 가격) 규모의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는 오토노미 평균 주가 대비 약 58%의 상승한 가격이다.
글로벌 컴퓨터 제조사인 컴팩을 인수한 HP가 PC사업부 분리?
결국, 수익성과 성장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 사업으로 전환하려는 (HP CEO 레오 아포테커의) 의지는 추후에 결과로 나타나겠지만 PC 사업부를 분사하려는 부분은 아쉬운 감이 있다.
HP의 행동을 보면 "달면 삼키고 쓰면 내뱉는다"라는 말이 생각한다. HP가 2001년 세계 3위 컴퓨터 제조업체 컴팩과 합병을 추진해 PC 산업을 주도할 대표적인 기업으로 떠오른 M&A를 기억하고 있는가. HP가 컴팩과 합병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PC 시장의 경쟁은 점차 치열해졌다. 2005년 PC 사업부의 수익성이 떨어진 IBM이 레노버에 매각하면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솔루션 부분에 집중하게 됐다. 그리고 이제는 HP가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모바일 사업을 철수하고 PC 사업부를 분사하려는 것이다. 컴팩을 흡수 합병한 PC 사업부를 다시 분리(매각)하려는 것이다.
언론을 통해 HP CEO 아포테커 회장은 매각이라는 표현이 아닌 분사라고 표현을 했지만, 매각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다. 모토롤라 모바일 사업부를 구글에 매각한 것과 비슷한 것처럼 시장의 입지는 점차 약화되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부를 유지하는 것보다 제 값을 받고 매각하는 것이 실리를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에 결국 다른 기업에 매각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 비용으로 새롭게 인수한 오토노미(Autonomy)에 투자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성장 동력으로 활용하는 것이 HP에 득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 IBM이 PC사업부를 매각하면서 그 비용으로 고부가가치 산업에 매진한 결과 성공을 거듭하고 있다. HP가 노리는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 일 것이다. 또한 PC 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낮은 마진율은 HP가 소프트웨어 산업에 매진하겠다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 이익을 쫓아야 하는 것은 맞지만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모습에서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합병된 이후 HP-컴팩이라는 이름이 사용되었지만 이제는 HP라는 이름만 남았다. 그래서 HP에게 바란다. IBM이 레노버로 인수된 이후 브랜드 이미지가 예전 같이 않았다는 점을 기억하며, 사업 매각이 아닌 분리를 유지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지만 기업은 죽어서도 이름을 남기지 못한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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