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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과학

‘자살 막은 트위터’ 대견하면서도 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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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막은 트위터대견하면서도 짠하다.

 

8일 자살을 결심하고 자신의 싸이월드 블로그와 트위터에 유서를 올린 한 여성이 이를 본 네티즌들에 의해 목숨을 구한 사건이 있었다.

 

8일 오후 자살을 결심한 박모씨는 자신의 트위터와 싸이월드에 아무도 오지 않을 것을 알기에 이곳에 유서를 남긴다’, ‘내가 좋아했던 만화 주인공처럼 하얗게 불태워달라는 등의 글을 적었다.

 

이렇게 트위터를 통해 작성한 글을 본 네티즌들은 단순한 장난일지 모르지만 그냥 넘겨서는 안될 것 같다는 의견을 내세우며 자살을 막아주세요란 제목으로 해당 글이 리트윗 되었고 결국 한 네티즌이 사이버 수사대에 신고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에 경찰 사이버 수사대는 싸이월드 운영업체인 SK 커뮤니케이션즈에 박씨의 소개를 파악했고 결국 일산의 한 오피스텔에서 다량의 수면제를 복용한 박씨를 발견 병원으로 후송하여 생명을 살렸다는 것이 이 사건의 전말이다.

 

<그 사람이 왜 자살을 하려 했는지에 대해서는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자살이라는 힘든 선택을 하기까지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았는지 이번 사건으로 충분히 알 수 있을 터이니 말이다. 자살이라는 행동에 대해 잘잘못도 따지지 말자! 자신의 인생은 자신이 선택하고 책임져야 하는 것이니 말이다.>

 

이번에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한편으로는 IT 발전을 통해 한 사람의 목숨을 구한 기록적인 사건으로 볼 수 있을 듯 하다. 150자라는 짧은 글이 한 사람의 목숨을 구했다는 것은 참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워낙 가짜와 거짓이 판치는 넷 상에서 150자의 글을 농으로 넘기지 않고 진실로 받아들인 네티즌의 빠른 판단력 역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이러한 사건들이 앞으로 계속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에 한 켠으로는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일이야 사실로 밝혀졌고 결과적으로(본인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좋은 마무리가 되었지만 자살이나 루머 등 체에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공개되는 인터넷 특성상 하나의 작은 사건이 아닌 큰 사건으로 번질 수 있는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사람과 사람의 직접적인 만남이 아직 좋은, 넷 상과 넷 상의 만남이 아직 탐탁치 않은 뚱한 인간이기에 느끼는 감정일 수도 있을 듯 하다. 이 소식을 접하고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무언가가 계속 머리와 가슴속에 남아있지만 정리가 안된다. 아무튼 그리 유쾌한 기분은 아닌 듯 하다.